동남아시아 역사의 한 축을 이루는 나라, 베트남. 그 시작은 기원전 2000년경 흥기한 동썬 문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의 베트남 북부 홍하 삼각주 일대에서 발달한 청동기 문화였는데요.
다양한 갑골 유물과 고인돌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선사시대부터 고도화된 문명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원전 207년 남비엣(남월)이 건국되며 본격적인 국가 체제에 진입하게 됩니다.
기원후 938년에는 응오 왕조가 수립되어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죠. 이후 1009년 리 왕조의 개창으로 베트남은 중세 국가로 발전하는데요.
특히 불교를 국교로 삼고 과거제를 실시하는 등 불교 문화와 유교 체제가 발달했습니다.
15세기 레 왕조는 대월사기를 편찬하는 등 베트남 역사를 집대성했습니다.
응우옌 왕조로 이어진 근세에는 남북으로 분열된 국가를 통일하고 영토 확장을 추진하는 한편, 크리스트교 선교사들이 유입되면서 서양과의 교류도 활발해졌죠.
이 시기 회안, 후에 등 독특한 도자기 문화도 꽃피웠습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식민지배가 시작되면서 베트남은 근대사의 질곡을 겪습니다.
제국주의 침탈에 맞선 반식민 민족 운동이 전개되었고, 20세기 전반에는 베트남 독립동맹(베트민)을 중심으로 독립 투쟁이 가열되죠.
1945년 호찌민의 하노이 선언으로 베트남 민주공화국이 수립되지만, 이후 장기간의 전쟁을 겪게 됩니다.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 패배로 프랑스가 물러나자 남북으로 분단된 베트남에서는 두 정부 간 대립이 격화됩니다.
1960년대 중반 본격화된 베트남 전쟁은 국제전화 양상으로 번지며 동남아시아 정세를 뒤흔들었는데요.
결국 1975년 남베트남이 붕괴되면서 30여년간의 전쟁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통일 이후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표방하며 국가 재건에 힘썼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에 1986년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결정,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고 개방과 개혁을 추진했죠.
그 결과 연 6~7%대의 고도성장을 이뤄내며 동남아의 新흥 경제국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긴 역사만큼이나 베트남 문화는 다양한 요소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토착 문화에 중국 문화, 불교, 프랑스 문화 등이 결합된 양상인데요.
쌀국수, 월남 샌드위치 등 음식이나 시장에서 편리하게 사용되는 띠엔(돈)에서 그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하노이의 풍경 역시 베트남만의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오랜 침략과 전쟁을 겪으며 베트남인들은 자주독립 정신을 키워왔습니다.
외세에 굴하지 않는 근성과 저력은 베트남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는데요.
통일 이후에는 국민화합과 경제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매진해왔죠.
역사의 상흔 위에서 미래를 개척해온 힘, 그것이 베트남사의 저류를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베트남사에 더 깊이 빠져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관련 콘텐츠를 소개해드릴게요.
- 책 – 『베트남의 역사』 유인선 저 (산지니, 2022년) :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베트남 역사의 전체상을 조명한 개설서.
- 영화 – 『인도차이나』 (1992) : 1930년대 사이공을 배경으로 식민지 시대 베트남의 삶과 애환을 담아낸 걸작.
- 다큐멘터리 – MBC 스페셜 ‘베트남 전쟁 1·2부’ (2015) : 베트남 전쟁의 전개 과정과 그 영향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 여행지 – 하노이 역사박물관 : 선사시대 흥썬 문화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역사 유물을 망라한 종합박물관.
베트남은 우리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은 형제 같은 나라입니다. 식민 지배와 전쟁을 딛고 발전을 이뤄온 모습에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갖게 되는데요.
역사 속 베트남인들의 불굴의 의지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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