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시대 미스터리를 풀다, 사라진 문명의 흔적을 찾아서

 

선사시대 유적과 유물을 탐구하다 보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에 부딪히게 됩니다.

갑자기 사라진 문명,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이주, 의문의 인공물까지. 고고학으로도 완전히 해명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말이죠.

그런데 이런 미스터리야말로 선사시대 연구의 묘미이자 추동력이 되기도 해요. 사라진 문명의 흔적을 찾아가는 설렘 속에서 인류사의 격동을 만나게 되니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석기부터 청동기에 이르는 시기, 학계를 들썩이게 한 선사시대 미스터리들을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1. 사라진 야르모 문명,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기원전 7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북부에서 찬란히 꽃피었던 야르모 문명. 돌연 자취를 감춘 이 문명의 실체는 오랜 시간 고고학자들을 궁금증에 빠뜨렸습니다.

체계적인 농경과 목축, 토기와 직조 기술을 일군 이들은 정착 생활의 선구자였거든요.

한데 기원전 6000년경 문명은 정점을 찍고 갑자기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데요. 마을이 버려지고 주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

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가뭄과 사막화로 인한 황폐화가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장기간의 가뭄으로 농사가 어려워지자 주민들이 더 나은 땅을 찾아 이주했을 거란 거죠. 또 다른 이론은 홍수와 범람이에요.

급작스러운 홍수로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삶의 터전을 잃었다는 얘기죠. 전쟁이나 종교적 이유 등 인위적 요인 때문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아직 야르모인들의 행방에 대해선 뚜렷한 증거가 없습니다. 주변 지역에서 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거든요.

미지의 彼方로 사라진 것일까요? 그들이 남긴 흔적을 찾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이 미스터리는 언젠가 풀릴 날이 오지 않을까요?

사라진 문명에 관한 질문은 우리 인류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니까요.

 

2. 스톤헨지의 비밀, 거석은 어떻게 옮겼을까?

영국 솔즈베리 평원에 우뚝 선 스톤헨지는 선사시대 유적 중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입니다.

평균 35톤에 이르는 거대 돌기둥을 동그랗게 배치한 이 유적은 태양 숭배를 위한 의례 공간이었을 거라고들 하죠.

하지만 5~4천 년 전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저 육중한 돌덩이들을 옮겨다 세웠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가장 유력한 이론은 원통형 나무를 이용해 통나무 위에서 돌을 구르게 한 다음, 삼각대로 들어 올려 세웠다는 겁니다.

중력의 원리와 지레의 원리를 이용한 거죠. 솔즈베리 인근 암석에서 스톤헨지까지 약 30km를 그렇게 운반했다고 하니, 그 고된 작업이 짐작되시나요?

또 다른 방법은 물을 이용한 겁니다. 겨울에 일부러 땅을 파서 물을 채운 다음 돌을 배에 싣고 운반했다는 이론이에요.

봄이 되면 물이 증발하면서 돌이 원하는 위치에 놓이게 되는 셈이죠. 돌을 끈으로 묶어서 나무 썰매에 매달아 끌고 갔다는 학설도 있고요.

한편 스톤헨지가 고대의 천문대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돌기둥 배치가 특정 절기의 해 뜨는 방향과 일치한다는 거죠.

지구와 우주에 관한 깊은 통찰이 반영되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스톤헨지 건설에는 종교, 과학, 토목 기술 등 당대 최고 지성의 집약체가 녹아 있는 셈이겠죠?

3. 그림 문자의 기원, 동굴벽화는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건 문자 덕분입니다. 생각과 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문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할 만한데요.

그렇다면 문자의 기원은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그 실마리는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에서 발견됩니다.

라스코 동굴이나 알타미라 동굴 같은 유명 유적에는 야생동물의 형상 외에도 이상한 기호 같은 것들이 많이 그려져 있거든요.

점, 선, 격자 무늬 같은 추상적인 도형들 말이에요. 학자들은 이것이 초보적인 그림 문자의 시작이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후기 구석기 시대로 갈수록 동물 그림과 함께 추상 기호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데요.

이는 구체적 대상을 상징하는 단계에서 점차 관념을 시각화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해석됩니다.

가령 물결 무늬는 물을, 나뭇가지 모양은 사냥감의 이동을 뜻했을 수도 있는 거죠.

물론 본격적인 문자는 아니지만, 그림 문자는 문자의 맹아로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구석기인의 놀라운 창의력을 보여주니까요.

후에 상형문자와 표音문자로 진화할 인류 최초의 커뮤니케이션 혁명이었던 셈이에요.

4. 빙하기 멸종의 미스터리, 네안데르탈인은 왜 사라졌나?

현생 인류의 사촌뻘인 네안데르탈인. 이들은 최대 35만 년 전부터 유럽과 서아시아 일대를 지배하며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하지만 4만여 년 전 갑자기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죠. 강인한 체력과 뛰어난 적응력을 지녔던 그들은 도대체 왜 멸종했을까요?

학계에 아직 명쾌한 답은 없지만 여러 학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이론은 기후변화에 따른 먹이사슬 붕괴입니다.

빙하기가 극에 달하면서 먹잇감이던 대형 초식동물이 줄어들자, 그에 따라 네안데르탈인 개체 수도 감소했다는 거죠.

게다가 한랭한 기후는 식물성 식량도 줄어들게 만들어 타격이 컸을 겁니다.

두 번째 이론은 현생 인류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겁니다.

아프리카에서 팽창하기 시작한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에 도달하면서 두 종족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에 흡수되거나 밀려났다는 얘기에요. 두 종의 교잡도 있었던 걸로 밝혀졌죠.

이 밖에 전염병이나 화산폭발 같은 자연재해 탓일 수도 있고, 과도한 사냥으로 인한 먹이사슬 교란, 너무 작은 개체 집단으로 인한 근친교배 등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아직 속 시원히 풀리진 않네요.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에게 그 진실을 물어볼 순 없으니 말이에요.

 

구석기부터 청동기에 이르는 긴 선사시대. 그 오랜 세월 속에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은 사건들이 숱하게 깃들어 있습니다.

사라진 문명, 의문의 건축물, 미스터리한 멸종까지. 그것은 마치 오래전 기억의 편린처럼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고고학자들은 한 조각 한 조각 그 단서를 찾아 맞춰가며 수수께끼에 접근합니다.

완전한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 여정은 곧 우리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해요.

사라진 문명을 통해 문명의 盛衰를, 돌을 옮긴 지혜로 테크놀로지의 기원을, 동굴벽화를 통해 예술과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무엇보다 선사시대 미스터리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부풀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 경이로움과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 본능이야말로 우리 안의 야생성, 근원적 창의성의 원천이 아닐까요?

가끔은 구석기인이 되어 현대문명을 돌아보는 것, 어떨까요? 사라진 문명의 교훈을 삶에 새기고, 상상력의 공룡을 마음껏 달리게 하는 거죠.

아무쪼록 선사시대 미스터리 여행이 일상에 신선한 영감을 선사하길 바랍니다.

 

선사 미스터리 관련 추천 콘텐츠

• 책 『사피엔스』 2부 ‘농업혁명의 함정’: 선사시대 문명의 발흥과 쇠퇴를 다룬 대목.
• 다큐 ‘네안데르탈의 멸종’ (EBS):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미스터리를 추적한 작품.
• 영화 ‘알파’ (2018): 빙하기 시대, 한 소년과 늑대의 관계를 그린 모험 영화. 선사 시대의 삶을 상상력으로 그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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