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명은 수메르, 이집트, 인더스 문명과 함께 인류 4대 문명의 반열에 오르는 위대한 문명입니다.
광활한 영토와 오랜 역사만큼이나 중국 문명의 기원도 다양한데요.
그 중에서도 황하 유역에서 꽃핀 황하문명과 장강 유역의 창장문명이 중국 문명의 양대 원천으로 꼽힙니다.
이 두 문명은 각기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보이면서도 후에는 상호 교류하며 중화문명의 정수를 이루게 됩니다.
황하문명은 중국 고대 문명의 핵심으로 자주 거론되는데요.
기원전 2000년경 황허 강 중류 지역인 하북성, 산서성, 섬서성 일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설 속 황제, 요, 순과 하, 상, 주 등 이른바 삼대 왕조의 무대가 바로 황허 강 유역이었죠.
특히 殷商 시기에는 갑골문과 청동기 문화가 크게 발달하면서 중국 고대 문명의 기틀이 마련되었습니다.
황하문명을 대표하는 유적으로는 하북성 오산의 황제릉, 산서성 안양의 반파 유적, 하남성 앙소의 이리두 유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반파 유적에서는 세계 최초의 청동 악기인 편종을 비롯해 갑골문, 옥기, 도자기, 칠기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는데요.
이른바 반파 문화로 알려진 독특한 물질문화를 통해 당시 황하 유역 사회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리두 유적 역시 황하문명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유적입니다.
성벽과 궁전, 제단 등 도시 시설이 갖춰져 있고 주술과 제사를 담당하는 사제 계급의 존재도 확인되는데요.
이는 황하 유역에서 일찍이 국가 단위의 사회가 형성되고 종교 의식이 발달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창장문명은 중국 남부 장강 하류 지역에서 싹튼 신석기 문명입니다. 기원전 5000년경 소주와 마도 평원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원전 3000년경에는 허모두 문화, 량주 문화, 홍산 문화 등으로 불리는 이른바 良渚 문화가 꽃피게 됩니다.
이들 문화에서는 정교한 옥기와 현무암 석기, 채도 등 뛰어난 공예품이 발견되어 눈길을 끕니다.
창장문명의 대표 유적으로는 강소성 우시의 허모두 유적, 저장성 량주의 량주 성지와 반계 제단, 상하이시 송장의 광복림 유적 등이 있습니다.
허모두 유적에서는 대규모 성지와 수리시설, 고상 건축 등이 발견되었고 왕의 묘로 추정되는 대형 옥기도 출토되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당시 사회가 상당히 분화되고 제정일치의 국가 체제가 갖춰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됩니다.
량주 문화 역시 창장문명의 독창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량주 성지에서 발견된 대나무 간册은 세계 최고(最古)의 문자 기록 중 하나로 꼽히며,
반계 제단에서 출토된 현무암 신상은 종교 의식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량주 문화에서 보이는 다양한 의례 도구와 제천 유적은 농경 사회의 발달과 더불어 종교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합니다.
황하문명과 창장문명은 이후 전국시대를 거치며 상호 교류를 통해 융합하게 됩니다.
특히 춘추전국 시대에는 철기 문화가 본격화되고 제자백가로 대표되는 사상의 발달, 문자의 정비 등 사회문화적 발전이 두드러졌는데요.
이는 진한 통일 제국으로 이어지는 사회 변동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진한 통일 이후 중앙집권적 관료제 국가의 틀이 갖춰지고 유교가 국가 통치 이념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분서갱유로 대표되는 사상 통제 정책은 중화 문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중국인의 보편적 가치관과 세계관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황하문명과 창장문명은 각기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켰지만 교류와 융합을 통해 중국 문명의 뼈대를 만들어냈습니다.
『詩經』에서 “화하는 천하의 중심이다.”라고 했듯 고대 중국인들에게 이들 문명은 세계의 중심이자 문명의 표준으로 인식되었는데요.
천하 질서에 대한 관념, 화이사상으로 대표되는 민족적 자부심의 연원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양자강 삼협댐 건설, 남수북조 공정 등으로 황하와 창장 유역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발굴 조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고고학 자료가 축적되고 연구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유적과 유물에 담긴 선조들의 삶의 궤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나아가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데요.
고대 문명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려는 노력도 주목할 만합니다.
우리는 황하문명과 창장문명을 통해 문명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왜 문명을 만들었으며 문명은 어떻게 발전해왔을까요? 문명은 인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는 단지 고대 중국에 국한된 질문이 아닙니다
.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문제이기도 합니다.
중국 문명의 발상지를 찾는 여정은 곧 인류 보편의 역사, 나아가 현재를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이 될 것입니다.
황하와 창장, 그 유역에서 꽃핀 문명의 빛은 현재까지도 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화려한 옥기에서 정교한 청동기에 이르기까지, 유물 속에 깃든 선조들의 숨결을 마주할 때면 경외감을 금할 수가 없는데요.
때로는 야만으로 치부되기도 했던 그들의 삶은, 사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고심하고, 미지의 세계에 마음 설레며, 후대를 위해 유산을 남기고자 한 그들.
고대 문명을 만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만나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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