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에 새겨진 신비, 크메르 제국의 영광을 찾아서

동남아시아 문명의 최고봉이자 인류사에 빛나는 유산으로 꼽히는 앙코르와트. 이 경이로운 사원의 탄생 배경에는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캄보디아 일대를 지배한 크메르 제국이 있습니다.

인도 문화의 영향 아래 힌두교와 불교가 꽃피운 신비의 왕조, 크메르 문명의 아름다움과 격동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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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메르 제국의 발흥

 

와트 푸 사원 9세기 초 캄보디아 왕조의 한 지방 귀족이었던 자야바르만 2세가 앙코르 지역에 도읍을 세우면서 크메르 제국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

성스러운 도시’란 뜻의 야소다라푸라를 건설한 자야바르만 2세는 스스로를 신의 화신으로 내세우며 중앙집권적 왕권을 다져나갔는데요. 그 상징이 바로 왕도 한복판에 우뚝 솟은 바콩 사원입니다.

자야바르만 2세의 뒤를 이은 인드라바르만 1세 때 크메르 제국의 영토는 남부 바다에 이르기까지 확장됩니다. 이때 건립된 것이 오늘날 세계문화유산으로 이름높은 와트 푸 사원이에요.

산을 깎아 만든 거대한 사원 복합체로, 인도 문화의 영향을 짙게 받은 건축미가 압권입니다. 사원 곳곳에 장식된 힌두교 경전 『라마야나』 속 신들의 조각상은 당대 최고 수준의 예술성을 보여주죠.

 

2. 앙코르 문명의 전성기

 

앙코르와트 크메르의 전성기는 12세기 수리야바르만 2세 때 열립니다.

대대적인 영토 확장으로 동남아 대부분을 지배하게 된 수리야바르만 2세는 앙코르톰이라는 새 수도를 건설하고 자신을 신격화하는데요. 그 절정이 바로 앙코르와트의 조영입니다.

앙코르와트는 인류 건축사에 길이 남을 걸작 중 걸작입니다. 해자를 두른 외곽 회랑, 5개의 첨탑이 우뚝 선 중심부 사원의 조화로운 균형미는 압도적이죠.

세밀하게 조각된 부조와 갤러리 벽화는 크메르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고요. 사원 전체가 힌두교 우주관을 형상화한 거대한 만다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수리야바르만 2세 이후에도 앙코르 문명의 꽃은 계속 피어납니다. 자야바르만 7세 때 크메르 제국은 최대 영토를 자랑했는데요.

이때 건립된 바이욘 사원과 앙코르톰 도성은 또 하나의 건축적 극치를 보여줍니다. 특히 사원 곳곳에 새겨진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상들은 그의 카리스마를 짐작케 하죠.

이 시기 크메르 제국은 상좌부 불교로 개종하면서 불교 예술의 르네상스도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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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쇠락의 길

 

13세기 말 몽골의 침입과 14세기 초 태국 아유타야 왕조의 공격으로 크메르 제국은 쇠락의 길로 접어듭니다.

급기야 1431년 앙코르 도성은 아유타야군에 함락되고 불탄 채 버려지게 되죠. 찬란했던 앙코르 문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앙코르와트는 밀림에 파묻혀 잊힌 유적이 되고 맙니다.

이후 크메르 왕국의 중심지는 현재의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17~18세기까지 베트남과 태국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며 명맥을 유지하지만,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식민지배 아래 놓이면서 크메르 왕조는 막을 내립니다.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옛 수도의 유적들은 밀림 속에서 잠들어 갑니다.

 

4. 앙코르와트의 재발견

 

세계유산 등재 앙코르와트가 서구 세계에 처음 알려진 건 19세기 중반 프랑스 탐험가들에 의해서였습니다. 앙리 무오와 루이 델라포르트 등은 앙코르와트와 바이욘 사원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죠.

신비로운 열대 밀림 속 사원이란 이국적 이미지에 환상을 품은 서양인들의 앙코르 관광이 유행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앙코르와트의 고고학적 발굴과 보존 사업을 펼치게 됩니다. 앙코르 유적 보존 위원회(EFEO)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것이죠.

20세기 초엔 인도 출신 학자 스테인의 활약으로 크메르 문명의 실체가 학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고요.

크메르루즈 정권의 폭압으로 한동안 암흑기를 겪기도 했지만, 내전 종식 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앙코르와트는 찬란한 부활을 맞았습니다.

현재는 캄보디아를 넘어 인류 문화유산의 보고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죠. 앙코르와트를 보존하고 연구하려는 국제적 노력도 활발히 전개되는 중입니다.

 

5. 크메르 문명을 만나는 추천 명소

캄보디아 씨엠립에 위치한 앙코르 유적지구엔 앙코르와트를 비롯해 수많은 사원과 유적이 분포해 있습니다.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은 거대 불상들이 인상적인 바이욘 사원, 크메르 최후의 수도였던 앙코르톰의 도성, 밀림에 휩싸인 채 발견된 베암케이의 사원 등 어디 하나 놓칠 곳이 없죠.

특히 해돋이와 해넘이 시간의 앙코르와트는 그야말로 신들의 세계라 할 만합니다. 산호빛으로 물든 첨탑과 고풍스러운 갤러리의 조화, 해자에 비친 사원의 그림자는 잊을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하죠.

밤하늘 은하수 아래 우뚝 선 쁘레아 칸 사원의 모습도 크메르 문명의 신비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랍니다.

앙코르와트의 감동을 더하려면 국립 앙코르박물관도 추천합니다.

크메르 문명의 역사와 유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종합 박물관으로,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옮겨온 조각상과 부조, 스투코 장식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입체영상 상영관에선 크메르 제국 역사가 생생하게 재현되죠. 현대식 건물에 담긴 크메르의 숨결,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사람들이 앙코르와트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크메르 제국의 눈부신 문명을 오롯이 담은 걸작 중의 걸작이기 때문이죠.

1000년도 더 된 석조 건물에서 풍겨오는 경이로운 생명력, 조각 하나하나에 깃든 장인의 혼이 우리 영혼을 적셔주는 느낌입니다.

잊혀졌다 다시 부활한 앙코르와트의 드라마틱한 사연도 감동을 배가시키고요.

크메르 문명을 응축한 앙코르와트에 서면 역사의 興亡과 再生을 목도하는 듯합니다.

찬란한 문명도 자연 앞에선 한낱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나 인간 정신의 빛은 어떤 풍파에도 꺼지지 않는다는 것. 앙코르와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가 아닐까 싶네요.

석양에 붉게 물든 앙코르와트의 실루엣을 보노라면, 문명의 영원함과 덧없음 사이를 오가는 인류사의 파노라마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책 – 『앙코르와트, 숲에 사라진 석궁』 김효민 지음 (돌베개, 2019) : 앙코르와트의 역사와 건축미, 조각 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명한 교양서.

다큐멘터리 – KBS 『문명의 금자탑, 앙코르와트의 비밀』 (2011) : 앙코르와트 석궁의 건축 비밀을 찾아가는 탐사 기행.

 

휴먼의 뿌리를 찾아 문명의 십자로를 방랑하다 보면 숨 막히는 걸작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앙코르와트는 경이로움 그 자체인 듯해요. 밀림에 덮인 채 신비의 베일 속에 갇혀 있던 앙코르와트를 발견한 탐험가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곤 합니다.

신들의 궁전에라도 당도한 듯 넋을 잃었겠죠.

그 감동, 여러분도 꼭 한 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앙코르와트의 광경 속으로 살며시 녹아드는 체험.

거대한 종교 의식에 참여하는 듯한 경건함과 위대한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감흥. 천 년의 시공을 초월해 우리에게 손짓하는 크메르의 영혼을 마주할 수 있는 행운. 기회가 된다면 그 신비에 빠져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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