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역사의 한 페이지, 쩌우쩌우와 아유타야 왕조

태국 역사상 가장 번영을 구가한 두 왕조를 꼽으라면 단연 쩌우쩌우 왕조와 아유타야 왕조일 것입니다.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 500여 년 간 동남아시아 정세의 한 축을 담당하며 태국 문명의 황금기를 이끈 두 왕조.

찬란한 예술 문화의 꽃을 피우고, 불교와 힌두교가 어우러진 독특한 종교 전통을 일궈낸 쩌우쩌우와 아유타야 왕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아유타야 왕조2

1. 쩌우쩌우 왕조 흥기

 

번영 13세기 초 탄마짜 스리인타라티타야(일명 쩌우쩌우 대왕)에 의해 세워진 쩌우쩌우 왕조는 처음에는 크메르 제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습니다.

당시 동남아시아 대부분이 크메르의 문화권에 속해 있던 상황이었죠. 그러나 쩌우쩌우는 점차 세력을 확장해 나가며 독자적인 태국 문명의 토대를 닦아갑니다.

쩌우쩌우 왕조 시기에는 불교와 힌두교가 조화를 이룬 독특한 종교문화가 꽃을 피웁니다. 불교가 국교로서 발전하는 가운데 힌두교 신앙도 공존하는 양상이었죠.

쩌우쩌우 대왕은 불교를 숭상했지만 자신을 힌두교의 신 비슈누의 화신으로 내세우기도 했어요.

불교 사원인 왓 프라 마하탓과 힌두교 신전인 왓 시 사와이가 도시에 어우러져 있는 광경은 쩌우쩌우 시대의 종교문화를 잘 보여줍니다.

쩌우쩌우는 동남아시아 해상무역의 거점으로도 크게 번성합니다.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국제 무역로를 따라 페르시아, 인도, 중국의 상인들이 드나들며 쩌우쩌우는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했죠.

람캄행 대왕 때에는 바다 건너 스리랑카에까지 원정대를 보내 불교 경전을 들여오기도 했다고 해요.

 

2. 아유타야 왕조의 전성기

 

문화유산 1351년 락타이 왕조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아유타야 왕조는 태국사의 황금기를 열었습니다.

라마 1세 때 크메르 제국을 정복하고 버마를 몰아냈으며, 말레이반도로 영토를 확장하는 등 동남아 최강의 제국으로 우뚝 섰죠. 15~16세기 보로마라차 대왕 때는 전성기를 맞아 문화예술도 찬란하게 꽃피웁니다.

아유타야 왕조가 남긴 문화유산 중 단연 백미는 수도였던 아유타야의 유적들입니다. 도시 전체가 운하로 둘러싸인 섬 위에 궁궐과 사원들이 건설되었는데요.

웅장한 규모의 왓 프라 시 산펫, 아름다운 조각상이 인상적인 왓 마하탓 등은 아유타야 건축 예술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왕실 행사를 위해 조성한 방파인 공원 역시 당대 태국의 정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에요.

불상 예술 역시 아유타야 시대에 크게 발전합니다. 특히 부처의 입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아유타야 양식의 불상들은 태국 불교 미술의 백미로 꼽히죠. 아유타야 국립박물관에는 당대 예술품들이 다수 소장되어 있어 그 아름다움을 직접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아유타야 왕실은 주변국들과 활발한 교류도 펼쳤는데요. 명나라, 에도 막부 등과 사신을 교환하고 무역 관계를 다졌죠.

특히 아유타야 시대에는 중국, 페르시아, 일본, 유럽에서 온 외국인들이 많이 정착해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됩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과의 교역도 활발히 이뤄졌고요.

아유타야 왕조3

3. 쇠락과 멸망

 

차크리 왕조로의 계승 그러나 16세기 중반 이후 버마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아유타야 왕조는 위기를 맞게 됩니다.

1569년에는 수도 아유타야가 버마군에 함락되는 수모를 겪기도 하죠. 영웅 왕 나레수안의 활약으로 버마군을 물리치고 국운을 회복하지만, 이후에도 버마와의 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급기야 1767년, 버마의 싱구 왕이 이끄는 대군이 아유타야를 다시 침공하고 도시는 철저히 파괴되고 맙니다. 화려했던 궁궐과 사원은 잿더미로 변했고, 대부분의 예술품도 약탈되거나 소실되고 말았죠.

아유타야 왕조는 이렇게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곧이어 탁신 장군이 버마군을 몰아내고 톤부리에 새 수도를 세웁니다. 이어 라마 1세가 방콕으로 천도하면서 차크리 왕조의 막이 열리게 되죠.

훗날 방콕은 라따나코신이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됩니다. 현재의 태국 왕실로 이어지는 차크리 왕조는 쩌우쩌우, 아유타야의 후계자로서 태국 문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게 됩니다.

 

4. 태국 역사기행

 

쩌우쩌우와 아유타야를 찾아서 지금도 쩌우쩌우와 아유타야의 옛 도읍지에는 웅장한 유적들이 남아 있어 태국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쩌우쩌우의 수축텝 궁전, 람캄행 대왕이 안치된 왓 프라 마하탓 같은 곳에선 태국 고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죠. 아유타야 역사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고랍니다.

방콕의 왕궁과 왓 프라깨우 사원에서도 쩌우쩌우와 아유타야 양식의 건축미를 만날 수 있어요. 에메랄드 불상으로 유명한 왓 프라깨우는 아유타야 시대 양식을 계승한 태국 건축의 극치를 보여주죠.

라따나코신 시대 초기에 완성된 왕궁 역시 아유타야 궁전의 장엄함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태국 곳곳에 남아있는 쩌우쩌우, 아유타야의 흔적들은 단순한 역사의 파편이 아닙니다. 태국인들에겐 여전히 살아있는 문화유산이자 정체성의 원천이기도 해요.

유적을 둘러보는 태국 사람들의 자부심 어린 눈빛에서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죠. 선조들의 업적에서 오늘을 사는 지혜를 얻고, 전통에서 새로운 창조의 힘을 길어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명을 알고 싶다면 쩌우쩌우와 아유타야 왕조 이야기는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힌두-불교 문화가 꽃피운 독특한 문명, 주변 국가들과 긴장과 교류를 반복하며 살아온 동남아 역사의 축소판이기도 하죠.

수천 년을 이어온 문명의 빛, 동남아시아 문화의 多色彩를 이 두 왕조의 이야기 속에서 생생히 만날 수 있습니다.

아유타야 왕조4

책 – 『태국의 역사』 김준현, 박은경 지음 (산인, 2019)

  • 쩌우쩌우 시대부터 현대까지 태국사 전반을 꿰뚫는 통사 개설서.

다큐멘터리 – KBS 『다큐 인사이트 – 아유타야 왕조』 (2017)

  • 아유타야 왕조의 번영과 멸망, 유적을 訪問하는 다큐멘터리

유적지 – 쩌우쩌우 역사공원, 아유타야 역사공원

  • 옛 수도의 궁궐과 사원을 복원 정비한 유적 공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축제 – 송크란 (태국의 설날, 매년 4월 중순)

  • 물 뿌리기 의식 등 태국 전통 행사가 펼쳐지는 명절 축제.

 

태국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동남아시아 국가입니다. 불교 국가로서 한국과 정서적 유대감이 있고,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죠.

쩌우쩌우와 아유타야 왕조 시대 이야기는 태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퍼즐 조각이라 할 만해요.

왕실의 권위와 불교 사상이 태국 사회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이 시기 역사를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여행할 때도 유적과 유물에 담긴 시대정신을 음미해보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거예요.

방콕의 왕궁에 서서 아유타야 영광의 재현을 상상해보는 것도, 쩌우쩌우 사원에서 고대인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듯합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를 놓아주고, 미지의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는 창을 열어주니까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이야기가 동남아시아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쩌우쩌우와 아유타야 시대의 영광이 간직한 또 다른 비밀들, 여러분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꺼이 여러분의 역사 여행에 동행하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시공간의 이야기로 찾아뵐지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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